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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리뷰] 영화 '지렁이'를 보고 분노의 꿈틀거림을 느끼다
    1.경제경영의 나비효과/③ 문화예술의 공간 2017. 10. 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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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노를 느끼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고 나서 느껴지는 이 불편함과 분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오래 전에 읽었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소설의 엄석대가 생각이 났다.

    권력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그물 안에서 꿈꾸며 평범한 학생을 짓밟던 엄석대가 아닌가.


    그리고 생각났던...대한민국 국민의 공분을 샀던 현실의 인물 한 사람...

    “돈도 실력,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 원망해”

    바로 정유라가도 생각이 안 날수가 없었다.


    그런데 영화 '지렁이'에 나오는 악인들은 '엄석대'보다 그리고 '정유라'보다 더 독하다.

    학교 폭력, 청소년 성범죄, 장애인 차별 등을 매우 적나라하게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집단강간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공갈협박하는 장면에서는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섬뜩한 것은 범행을 저지르는 그들 스스로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극악무도한가?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보며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타인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침해하며, 

    반복적인 범법행위나 거짓말, 사기성, 공격성, 무책임함을 보이는 인격장애..

    이런 소시오패스들을 어떻게 봐야만 한단말인가?


    '우리들의 일글어진 영웅'의 말미에는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 엄석대를 타도하고 

    조직적으로 악행을 저질러온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이런 너희들이 만들어갈 사회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역시 그랬다.

    이런 악인의 가면을 쓰고 있는 인간들이 애,어른 할거 없이 사회를 구성하며

    아무렇지 않은듯 함께 살아간다는게 끔찍하고 역겹다.


    이 영화의 절정은 아버지의 복수였다.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서 정의의 구현은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며

    아버지는 직접 복수를 거행했다.


    복수장면이 매우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딸이 당했던 그 고통이 그 이상으로 몇 만배나 더 컸기 때문이리라.


    영화 말미에 내가 가장 공감했던 극중 인물은 편의점 사장이었다.

    적극적으로 아무 것도 도움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의롭지 못한 어른으로써의 부끄러움과 죄책감도 또한 크게 느낀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

    법과 제도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미성년자도 무거운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게 하면 해결될까?

    분명 그 경계선 위에서 돈과 권력으로 마구 날뛰는 인간들이 생길텐데 말이다.


    더이상 주인공의 친구처럼 맞는게 무서워서 비겁하게 숨어서 벌벌 떨고 있으면 안된다.

    그게 우리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달라져야만 한다.


    내가 생각하는 답은 '공론화'이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피해를 입으면 피해자들이 협박을 당하는 구조이거나 

    오히려 감춰야만 하는 이상한(?)구조이다.


    영화 내내 안타까웠던 것은 주인공이 피해를 당하면서도 혼자 삭이며 참다가 최후를 맞은 것이었다.

    신고에 대한 장면도 있었지만 한 번 꺾임으로써 이내 포기하는 상황에 너무도 안타까웠다.

    용기를 잃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주고 또한 받아주는게 절실하다.


    이 영화는 극단적인 복수로 영화를 마무리 했지만 우리에게 큰 과제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큰 과제는 우리의 꿈틀거림을 요구하고 있으며 가만히 있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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