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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뷰] '82년생 김지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 '82년생 김지영'을 읽고1.경제경영의 나비효과/② 독서&강연 2017. 12. 16. 23:22반응형
[독서리뷰]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 -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억압된 환경에서 지내본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그 고통이 얼마나 끔직한지 잘 알것이다.
서서히 조여오는 듯한 숨통은 곧 끊어질것만 같고,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굳어져가는 사람들의 편견과 그들의 곱지 않은 시선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주인공 김지영씨가 탄생전과 탄생후 성장하면서 결혼하기까지...
이 숨막히는 듯한 환경의 원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여성을 억압하는 것이 남성이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은 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의 일부만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영씨의 외조모가 지영씨의 어머니에게 아들을 그토록 바랬던 것이 낙퇴를 야기시킨 것처럼 ,
애정 아닌 잔혹한 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것만으로도
이 소설이 말하고 하는것은
단순히 남성이 여성을 억압해온 환경이라고만 속단할 수는 없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시대적 배경과 나름 정리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시어머니를 비롯한 조부모 세대들은 농경 사회를 대표한다.
어머니를 비롯한 부모 세대들은 산업화 사회를 대표한다.
지영씨를 비롯한 자식 세대들은 정보화 사회를 대표한다.
우리나라는 이 세 가지 사회적 변화가 100년도 안되어서 이루어졌다.
동시에 민주주의도 급진적으로 쟁취해왔다.
이 시대들은 서로 끊어져있지 않다.
한 데 얽혀서 매우 복잡하게 한국사회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농경 사회에 중요시되던 것은 당연히 남성이었다.
남성은 농사를 이끌어 가족의 생계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산업화 사회가 되어도 이것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여성이 공장 등의 사회 진출도 가능하게 되지만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가족들 중 남성이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수단'으로써
사회에 진출한 경우가 다반사 였을것이다.
그리고 산업화 세대의 자녀들인 70~80년대생들은
배우지 못한 것에 '한'이 남은 부모세대들의 교육열로 인해
다수의 대학진학이 가능한 시대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70년대생들은 20대 시절에 외환위기 IMF 시대를 맞이하였고(1997년)
80년대생들은 세계금융위기를 직면하였다.
그리고 80년대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게 되는 2010년대에는
N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 포기)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절망이 당연시 되는 시대가 되었다.
'82년생 김지영' 소설 속에는
위와 같은 역사적 맥락 안에서도 특히
남아선호사상, 성차별 및 성범죄, 여성혐오문제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분명 남아선호사상은 존재했고
가정과 학교, 직장과 사회에서도 성차별은 난무했으며
강간미수 및 몰카등의 성범죄도 끊임없이 존재해왔다.
또한 취업 제한 및 폭언 등 여성혐오문제도 붉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작가는 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여성이 억압받아온 팩트에 집중 조명한 것이었다.
이러한 전체와 일부를 살펴보니
작가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남성이 문제다'라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이 지내고 있으면서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
그것은 차별받는 모든 존재들의 목소리일 것이다.
왕따, 은따, 장애인, 특정 조직에 매몰되고 있는 여성과 남성 모두 해당이 된다.
그 중에서도 이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잘 들려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편협하다 뭐다 하는
그런 항간의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우 잘 탄생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비유하자면 영화사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서는
각 캐릭터별로 독립영화를 만들고(ex: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토르 등) ,
그 캐릭터들이 한 데 모여 또하나의 영화(ex: 어벤져스)가 탄생되는 작업을 잘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다 읽고 생각이 든 것은
이 '82년생 김지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82년생 김철수', '70년대생 영수와 영희', '2000년대 이후의 청년들' 과 같은 작품으로
대한민국 청년,청소년문제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작품들이
계속 나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들리지 않았던,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의 후세 아이들은 이런 차별 속에서 자라나지 않을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반드시 다져나야만 한다.
그게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82년생 김지영'은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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