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강연] 소설가 김영하 - 자기 해방의 글쓰기
    1.경제경영의 나비효과/③ 문화예술의 공간 2014. 12. 5. 22:14
    반응형

    [강연] 소설가 김영하 - 자기 해방의 글쓰기


    저의 직장 상사가 그러더군요.

    제가 글을 참 못쓴다고요 ㅎ;


    그런데 생각해보니 정말 맞는 말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익과 손해가 걸린 보고용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핵심적인 사항들을 논리적으로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것인데

    저는 남의 눈치 안봐가며 마구 풀어쓰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따라서 성격이 다른 글쓰기에서 패배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이유는

    220V 전기기구를 110V 콘센트에 연결하고는 

    왜 안될까 하며 절망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고 봅니다.

    즉, 글을 용도에 맞게 쓰는 것은 충분한 반복과 요령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오늘 포스트에서 말하고 싶은 주제는

    '조직에서의 보고서 잘쓰기' 또는 '글 용도에 맞게 잘쓰기'가 아니라

    '나를 위한 글쓰기'입니다.


    저는 일기를 약 20년간 써왔습니다.

    물론 초등학생때에는 검사를 받기 위한 의무적 성격이 짙었습니다만,

    그 이후는 모두 순수한 속 마음을 털어놓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20'년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나를 위한 글쓰기'가 포인트 입니다.

    여기서 나를 위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글을 쓰는 것에 남의 이익을 빼앗고 나만의 이익을 취한다는 논리는 안통합니다.

    누구를 보여줄 용도도 아닌, 말 그대로 자기고백적인 글들입니다.

    그 글들 속에는 가식이 거의 없습니다.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표현도 서슴치 않으며 가슴에 품은 감정과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을 모두 토해버렸지요.


    이런 행위가 그 어떤 경제적 이익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자유로운 '자존감'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글에서 느껴질 수 없는 '자존감' 말입니다.


    소설가 김영하씨는 이런 것을 '자기 해방'이라는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이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글을 쓰면서 어두운 감정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일기도 쓰고 시도 쓰고 허구 속 인물들의 대화도 쓸 겁니다.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이 자기 안에 있다면은

    글을 쓰는 행위는 그 답을 찾아가는 지도를 만드는 일과도 같지 않을까요.






    [강연] 소설가 김영하 - 자기 해방의 글쓰기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