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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리뷰] 상처받지 않을 권리 - 강신주
    1.경제경영의 나비효과/② 독서&강연 2016. 4. 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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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사람에 지쳐있었던 탓일까요.

    주말만이 기다려졌건만 휴식에 대한 의욕도 사라지고

    모든게 다 귀찮아졌던 시간...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도 의심되더군요.

    반복되는 과중한 업무와 주말의 휴식..

    마치 돈의 노예라도 된 것이라는 자괴감이 자연스레 생각났습니다.


    나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자 했는데, 이 자괴감은 무엇인가?


    떠날 수 없는 없는 이 의구심은  그 원인을 찾고싶은 욕망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 저 책을 찾아보다가

    현재 절판되서 팔리지도 않는 '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책을 중고로 쉽지 않게 구입했습니다.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 처방전이라도 받아서 치유하고싶은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요?

    저는 필사적으로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인상깊은 구절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구두쇠는 축적한 화폐를 통해 실질적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오히려 관념적 행복에 빠지기를 더 좋아합니다. 그것은 구두쇠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가진 자만이 우월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부터 배웠기 때문입니다. 유년 시절의 경제적 트라우마로부터 구두쇠는 돈이야말로 절대적 힘이 있음을 체득합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이처럼 가족 중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면, 우리는 곧 피로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다시 냉담함을 되찾고 자신의 방으로 말없이 숨어들어버리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신경과민을 어느 정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랜 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아니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머물게 된 도시인들이 권태로움 혹은 가족 간의 지나친 사생활 침해로 불쾌감을 느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질식할 듯한 집에서 도망쳐 나올 것입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모두 자기 상품화를 대표하는 방법들입니다. 
    그런데 치열한 노력 끝에 노동자로 공장이나 기업에 입성하는 순간, 우리는 기업의 구조 자체가 이미 '자유'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걸 직감합니다. 전문화된 분업구조와 위계적 기업 질서를 보면, 마치 산업자본주의의 이전의 사농공상(士農工商)과도 유사한 배치 속에 살아간다는 착각마저 듭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저급한 수준의 마르크스주의는 문화가 같은 상부구조가 경제라는 하부구조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문화를 별도로 연구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셈입니다.
    그러나 벤야민은 문화와 같은 상부구조가 나름대로 독자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그렇다면 돈을 어떻게 수중에 넣을 수 있을까요? 가령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든가 아니면 자신을 팔아서 돈을 구해야겠지요. 여기서 자신을 판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취업과 같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파는 모든 행위를 의미할뿐입니다. 대부분 자신이 가진 가치, 예를 들어 학점. 토익 점수.대화술.미모.지식 등을 팔아서 취업을 해야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보편적 매춘의 시대라고 지적하기도 했지요. 성적으로 몸을 팔지 않았을 뿐, 결국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팔아야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한때 로빈슨도 그들처럼 현재의 삶과 순간을 초월한 어떤 목적성(finality)의 노예에 불과했으니까요. 자본주의와 기독교는 미래의 좋은 삶, 장밋빛 삶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고된 노동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각자의 삶을 경건하게 검열할 것을 요구합니다. 자본주의나 기독교가 제공하는 달콤한 미끼를 덥석 무는 순간, 우리의 현재와 삶은 깊은 허무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현재의 순간이란 있을 수 없게 되지요. 
    하지만 이미 로빈슨은 알아버렸습니다. 자신의 삶에 초월적 목적이 아니라 내재적 목적이 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 



    돈에 이렇게 치여살며 받는 상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원인에 있었습니다.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인 이상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자본주의에서 자유는 오로지 돈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에게는 오로지 소비의 자유만 있다는 것...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인정하게 되는 말입니다.


    자급자족하며 생계를 이어가지 않는 이상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거래를 하고 살며

    그 교환수단으로 돈이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환수단인 돈을 벌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해야만 합니다.


    단지 자본가들만이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부동산,건물임대사업,주식,디지털자산 등)을 구축하여 노동자들의 쳇바퀴와는 다른 여유있는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우리가 힘든 것을 참는 이유는

    돈을 축적하여 할 수 있는 미래 가능성의 환상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현재의 가치를 외면하거나 포기하고 돈벌기에 더 열중하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무기력증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했음을 느꼈습니다.

    아, 이래서 내가 이렇게 돈벌기에 지쳐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짝 아쉬운 것은 여기서 제안하는 해결책이 당장에 써먹을 수 있는 처방약은 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재활치료법과 같다고나 할까요? 

    꾸준히 건강한 노동을 회복하고 돈에 치이지 않기 위해

    그러한 정신무장상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된것만큼은 확실하더군요.


    관련영상자료를 찾다보니 동일주제로 강연한 것이 있더군요. 

    많이 압축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책을 읽고 정리하기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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